42개월 딸이고 여동생(1세)있어요. 아이가 자다가 팬티를 벗고 잡니다. 팬티뿐아니라 하의는 다 벗고 잡니다. 왜 벗고 자냐? 하면 아무런 대답이 없고, 일어나서 옷 입으라! 하면 안입기 일쑤입니다. 타일러 보고, 혼내고, 놀리기도 했는데,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여자 아이라서 걱정입니다. 

둘째, 요즘 들어 자꾸 웁니다. 징징거리고 그냥 큰소리로 울어버립니다. 어린이집을 다녀와서 옷을 벗을때 할머니가 위도리를 잡아준다거나, 가방을 열어서 숙제를 꺼낸다거나, 물론 제가 해도 울면서 하지마! 하고 울어버립니다. 

모든 상황에서 울음으로 시작하고, 좀 듣기싫은소리는 말하지마! 하면서 말도 못하게하고 때립니다. 그리고 놀다가 그냥 쉬를 해버립니다 말하기를 ‘급해서 그랬어’ 이렇게 말하고 하루에도 두 세번씩 그냥 서서 줄줄 싸버립니다.

첫애라서 그런지 안하던 행동을 자꾸하니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 자다가 팬티를 벗고 잘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가능하지요. 우선, 잠자리 환경을 살펴보아야 겠지요. 덥거나 땀을 많이 흘리거나, 이불을 수시로 걷어차는 경우에는 무의식적으로 벗고 시원하게 나체로 잠들려고 하겠지요. 간혹 성기주변을 자주 긁거나 발진이 있으면 불편해서 벗고 잠들려고 하기도 합니다.


따분하거나 지루할때 장난삼아 벗어봤더니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일수도 있습니다. 이불속에 팬티벗고 하의를 벗는 과정에서 재미있어할 수도 있지요. 또는 벗은 상태에서 잠지(생식기)를 만지작 거리면서 뭔가 좋은 느낌(!)을 받아서 그럴 수도 있지요.

게다가, 동생도 생겨서 좀더 관심을 받기위해서 더욱 옷을 안 입으려고 버티며 칭얼대기도 할것입니다. 아마도 기저귀를 찬 동생처럼 행동하고 싶어할수도 있지요. 벗고나면, 엄마가 동생에게 대하듯이 허벅지 맛사지도 해주면서, 팬티도 다시 입혀주고, 바지도 다시 입혀주길 바라고 있을 수도 있지요.

3~4세가 되면 독립심이 충만해집니다.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한 감정이나, 소심하거나 위축된 모습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런 모습입니다.

어린이집(유치원)생활에 적응할 때쯤, 아가는 혼자서 신발을 신거나 벗을 수 있고, 옷의 지퍼을 혼자서 올리거나 내리기도 합니다. 혼자서 샤워기로 물뿌리기도 하지요(머리 감기는 어려워도).  스스로 장난감 상자 정리, 잠자리 베게 정리, 간단한 청소도 합니다. 뭔가 스스로 하려는 자발적 의지가 있습니다. 

 

동시에, 기존에 하는 행동과 반대되는 엉뚱한 행동을 갑자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기위한 무의식적인 호기심으로 일종으로 봐도 됩니다.

일단 포근하게 달래주세요. 요새들어 자주 울고 징징거리는 것은 좀더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받고 친밀한 관계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정상적인 모습입니다. 속옷을 벗고 잔다면, 애기처럼 다독거리면서 다시 입혀서 재워야겠지요. 순간적인 어리광이나 투정을 받아주는 편이 좋습니다. 이시기는 변덕이 심하기 때문이지요.

반면에, 사람들이 많은 공개적인 장소(마트, 어린이집)에서의 아가의 떼쓰거나 고집부리면서 폭발하는 감정표현은 무조건 받아주면, 오히려 아가에게 자기만의 떼쓰는 고집을 만들어 주게되므로 고민이 필요하지요.

의외로 쉽게 좋아집니다.  옷을 벗고 잠들기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서, 부모의 관심이 줄어들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속옷을 입고 다시 잠들게 됩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속옷의 촉감이 다시 그립기도 하고, 더이상 벗고 자는 것으로 부모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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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석원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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