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에 해당되는 글 1건

6살 아들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죽음에 대해서 물어보고 겁을 먹은 거 같습니다. 사람이 왜 죽는지? 무서워하면서 울었어요. 그때 제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늙고, 늙으면 죽는거라고 얘기하면서 달래주었지요. 그때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며칠전부터 뜬금없이 자기느 숫자가 끝이 없는 게 싫고, 죽는 것이 싫다면 서럽게 웁니다. 교회부설어린이집을 다니는데, 어제 처음으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서럽게 울더라구요. 시간이 끝이 없는 것이 궁금하고, 왜 죽는 건지 궁금하다면서 웁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기도한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나서 진정이 되는 모양이구요. 

아이가 소심하고 예민한 편인것 같습니다. 조숙한 거 같기도 하구요. 겁도 많습니다.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요?

부모입장에서 4~6살 아이에게 ‘죽음'을 이해시키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미 죽음의 의미를 동화책, 만화, TV를 통해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일부의 아이들은 길거리의 비둘기의 죽음, 애완용 고양이, 강아지의 죽음을 통해 직접 경험하기도 했구요.

그러나, 이시기의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죽음이 찾아올 것이고, 결국, 나도 언젠가는 죽겠구나 하는 보편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단지, 죽더라도 먹기도 하고, 잠자기도 하고, 정상적인 생활 비슷하게 생활하고, 천국이나 하늘나라에서 생활한다고 믿기도 합니다. 

그래서, 친척이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더라도,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슬픔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장례식장에서 어색해 합니다. 그러나, 어른들 사이의 침울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아빠 엄마에게 유독 칭얼대며 달라붙기도 합니다. 즉, 어른들 사이의 ‘죽음'이 좀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셈이지요.

단순한 설명이 우선입니다. 한번에 자세히 설명해준다고 하여도, 아이가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이젠 숨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게 되는거야, 그리고 더이상 볼 수가 없단다.” 정도가 무난하겠지요. 

슬픔의 감정을 아이에게 표현해보세요. 할아버지/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아빠엄마가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아이들은 예민하게 받아들입니다. ‘죽음'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지는 못하더라도, 엄마아빠의 슬픔을 통해, 아이는 이별에 대한 슬픔을 배우게 되는 셈이지요.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는 모습으로 아이를 당황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화려한 표현을 아이에게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쓰는 표현(영원한 생명, 평화속에 잠들다)은 아이들에게 혼란스럽습니다. '편안하게 잠들었다'고 설명하면, 아가는 저녁마다 잠들면서, ‘죽는구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종교적인 내용의 설명은 조심스럽게 하세요. 부모의 종교 관점에 따라서 죽음에 대한 아이의 설명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죽은 후, 천국에 계시니까, 아마 행복하게 계실꺼야”라고 무심코 말하더라도, 아이는 “그런데, 할아버지는 죽어서 행복하다면, 왜 아빠엄마나 주변사람은 왜 슬퍼서 울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는, “할아버지가 너무 훌륭하셔서, 하나님이 먼곳으로 데려갔어"라고 설명한다면, 아이는 ‘하나님이 나를 데려가면 어떻게 하지?” 하면서 엉뚱한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아가의 감정표현을 받아 주세요. 간혹, 아이들은 죽음에 대한 슬픔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죄책감이나,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이때는 아가의 행동과 관계가 돌아가신 분과 상관이 없다고 잘 달래주어야 겠지요. 

고인을 위한 제사(기념일)을 챙기세요. 아이들에게는 구체적인 행사 또는 기념일이 ‘죽음'의 의미를 이해 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다시 살펴보면서, 기념일을 되새기는 편이 좋습니다. 

애완동물의 죽음을 가볍게 보지 마세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강아지, 고양이)은 아이의 절친한 애착대상이겠지요. 그러므로, 애완동물에 대해, “괜찮아~,원래 강아지들은 약해서 금방 죽기도 해~’라는 설명은 아이에게 ‘죽음’을 다소 가벼운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엄마아빠도 강아지가 죽어서 너무 슬프단다. 아마도 잊지 못할거야"처럼 아가의 마음과 공감대를 가지고, 아가의 슬픔을 이해해 주어야지요.

아가의 기존 스케쥴을 취소하지 마세요. 아가의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아가의 어린이집, 과외, 학원 일정을 일부러 빠트리지 마세요. 


블로그 이미지

peterpani.com

한유석원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