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아이입니다. 현재 아이가 낯가림이 심하고 엄마가 어디가는 것을 매우 불안하게 느낍니다.
양육시 저 외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 아이가 저 외에는 아무에게도 가지 않습니다. 현재 육아휴직 기간이라 제가 돌보고 있지만 다음달부터는 복직이라 친정엄마가 맡아서 키워주실 예정인데요.한달전인 지금부터 엄마와 친하게 지내보려고 하고 있지만 아이가 저를 더 찾는 것 같습니다.예전보다두요.

한달동안 어떻게 친정엄마와 친하게 지내게 해야 할지..그리고 제가 아이를 떼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하네요.저도 분리불안이 있는 건지 아기와 떨어질 생각을 하니 너무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아이가 제가 없이 친정엄마와 단둘이 있을때는 자지러지게 울어서 제가 올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친정엄마와 셋이서 같이 있다가 제가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 문을 두드리면서 울면서 저를 찾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너무 막막합니다. 

엄마를 대신할 뭔가가 필요할 때입니다. 

엄마나 아가를 돌보는 사람이 아가를 떠날 때, 아가는 이때 상실감을 느끼면서 당황하게 되고, 애처롭게 울게 됩니다. 아가의 이런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아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움이 되는 대상을 이행대상(transitional object)라 합니다.

어찌보면, 엄마와의 친밀한 관계를 벗어나, 새로운 이행대상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 시기인셈이지요.


생후 6~10개월이 되면, 아가는 주변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부드럽고 편안한 대상인 담요, 부드러운 장난감, 인형 등등의 사물에 약간의 집착과 관심이 생기게 됩니다.


엄마와 헤어질때 울고 보채는 것처럼, 아가는 이러한 이행대상(장난감 포함)을 아가한테서 빼앗으려 할때에 약간의 불안과 상실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행대상에 느끼는 아가의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가는 독점적으로 ‘‘소유’하려고 합니다.
  • 포옹하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고, 심지어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 따뜻하고 포근한 대상에 유난히 애착을 느낍니다.
  • 역설적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가의 관심과 흥미가 떨어지게 되어 무관심하게 됩니다.

상실감을 느끼면서도 스스로를 타인과 구별하게 됩니다.

이행 대상에 대한 관심은 아가 스스로 ‘자아’를 느끼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즉, 친근한 담요를 껴앉고 있다가, 불연듯 걷어 치우기도 하고, 손으로 흔들고 있던 인형을 내팽개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행 대상을 통해서 자신의 신체범위를 벗어난 ‘타인의 객체(남의 것)’을 약간씩 이해하게 됩니다.


인형 등의 장난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행 대상을 찾는 모습은 곧 아이가 ‘엄마를 대신한 뭔가 색다른 존재를 찾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즉, 엄마의 품안에서 서서히 벗어나서 외부 환경에 적극적인 탐험을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인 셈입니다.


호기심과 동시에 미지의 대상에 대한 불안감도 같이 경험하게 되므로, 더욱 이행대상에 쉽게 애착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peterpani.com

한유석원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

,